직업성 암이란 작업 환경을 통해 노출되는 발암 물질로 인해 특정 직업군이나 작업 공정의 근로자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을 말합니다. 즉, 작업 환경을 통하여 발암 물질에 노출됨으로써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작업 공정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벤젠에 의한 백혈병이나 석면에 의한 악성 중피종(흉막에 생기는 암)이 대표적인 직업성 암입니다. 처음 알려진 직업성 암은 250여 년 전에 보고된 굴뚝 청소부에게서 발생한 음낭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된 첫 번째 직업성 암은 1993년에 석면 노출로 발생한 악성 중피종입니다. 직업성 암은 발암 물질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제거하거나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직업성 암의 규모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려우나,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직업성 암의 규모는 전체 암의약 4~8%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직업성 암 사례는 2018년에 214건, 2019년에 238건, 2020년에 301건, 2021년에 223건, 2022년에 479건으로 최근 5년간 매년 200건 이상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2023년 6월 말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직업성 암으로 사망한 경우가 전체 사망자의 약 17%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작업장에서 노출되는 모든 화학 물질이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직업성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충분히 있는 물질도 있습니다. 따라서 발암성이 의심되는 물질은 직업성 암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암발생 물질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암을 일으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대표적인 물질은 석면, 벤젠, 벤지딘, 6가 크롬 불용성 화합물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의 제조나 사용을 금지하거나, 이를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먼저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발암 물질 또는 발암 가능 물질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요 발암 물질의 발생 가능 암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생 가능 암종 | 발암 물질 |
|---|---|
| 폐암 |
|
| 악성 중피종 |
|
| 백혈병 |
|
| 방광암 |
|
| 간혈관육종 |
|
| 비강과 부비동암 |
|
| 후두암 |
|
| 피부암 |
|
직업성 암은 발암 물질을 직접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접 취급하지 않더라도 발암 물질을 사용하는 장소 근처에서 일하는 근로자라면 직업성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석면에 의한 직업병은 석면 방직 공장, 석면 섬유 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장, 석면이 함유된 브레이크 패드를 교환하는 자동차 정비소, 슬레이트를 분쇄ㆍ파쇄하는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벤젠에 의한 백혈병은 벤젠을 직접 취급하거나 벤젠이 함유된 세척제 등을 사용하는 근로자, 석유에서 벤젠을 가공하는 화학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파괴검사를 하거나, 방사선 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처럼 전리방사선에 노출되는 근로자도 백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결정형 유리규산은 진폐증과 폐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진폐증이 있는 근로자들은 폐암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주물 공장의 규사 분진에 노출되는 근로자는 유리규산에 의한 폐암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크롬광석을 고온의 용해로에 투입하는 근로자, 불용성 6가 크롬이 함유된 분진에 노출되는 근로자도 폐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고무 제조 공정 작업 및 도장 작업자에서도 폐암과 방광암의 위험이 클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염화비닐에 노출되는 근로자에게는 간 혈관육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료인의 경우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간암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병원 중앙공급실에서 살균 및 소독제로 사용되는 산화에틸렌에 노출되는 경우, 림프조혈기계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방관의 경우 다양한 유형의 화재뿐만 아니라 차량 사고 및 건물 붕괴에 대응합니다. 따라서 화재로 인한 연소 생성물(ex.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휘발성 유기 화합물 등), 디젤 배기가스, 석면과 같은 건축 재료 등에 노출되며, 중피종과 방광암 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국제암연구소(IARC)는 소방관으로서의 직업적 노출을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음에 해당하는 1군 발암 요인으로 상향 지정하였습니다.
직업성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실히 알려진 발암 물질은 대부분 이미 국내 작업장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이들 물질을 제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 금지물질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대체 물질이 없는 일부 발암성 물질에 대해서는 허가대상 유해물질로 규정하여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발암성이 의심되는 물질에 대해서도 관리대상 유해물질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발암성이 충분한 15종의 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건강관리카드를 발급하여 재직 중은 물론 퇴직한 후에도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발암성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작업 환경을 개선하여 공기 중의 노출 수준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는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여 체내 흡수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직업성 암을 일으키는 발암 물질은 대부분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흡수됩니다. 따라서 직업성 암 중에 폐암을 비롯하여 비강과 부비동암, 후두암 등 호흡기계 암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물질은 피부에 지속적으로 흡수되어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장기간 야외 작업 시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체내에 흡수된 발암 물질이 간이나 신장으로 대사되는 과정에서 간암이나 신장암, 조혈기계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리방사선은 노출되는 신체 어느 곳을 통해서도 흡수되며, 의료인 혹은 비파괴검사자 등에서 전리방사선 노출에 의한 백혈병, 림프종, 피부암 등이 다양하게 보고되기도 합니다.
작업장에서 발암 물질에 노출되고 암이 발생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암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백혈병 같은 조혈기계 암은 발암 물질에 노출된 후 빠르면 5년 이내에도 발생할 수 있으나 평균 5년 이상 10년 미만의 기간이 걸립니다. 폐암이나 방광암처럼 혈액이 아닌 조직에 생기는 고형암은 그 기간이 길어서 발암 물질에 노출된 후 암 발생까지 약 12년에서 25년가량 걸립니다. 그런데 비직업성 발암 물질에 거의 노출되지 않고 직업성 발암 물질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이 더욱 길어져 30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이같이 발암 물질에 노출된 후 오랜 기간이 지나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노출이 중단된 후, 즉 퇴직 후에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발암성 물질에 의한 직업성 암은 적은 양에 노출되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암은 세포 하나만 손상되어도 발생이 시작되므로 이론적으로는 적은 양의 발암 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업성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암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발암 물질을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작업장 노출 기준을 만들어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