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노출력이 있는 중년 이상의 환자가 지속적인 흉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흉부 방사선 촬영 상 한쪽 편에 흉수가 동반되고 흉막이 두꺼워진 소견이 있으면 악성중피종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악성중피종은 흉부 방사선 촬영 상 한쪽 편에 대량의 흉수가 있으면서 흉막이 두꺼워진 소견으로 발견됩니다. 95%의 환자에서 한쪽 편에만 악성중피종이 발생하며, 그중 60%가 오른쪽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5%에서는 좌우측 모두에서 악성중피종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흉수가 동반되나 때때로 흉수는 없으면서 흉막의 종괴나 전반적으로 흉막이 두꺼워진 소견으로만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면 노출과 관련하여, 환자의 대부분에서 석회화가 동반되거나 동반되지 않은 흉막판(pleural plaque, 흉막이 판 모양으로 두꺼워진 소견)이 관찰되지만, 폐가 망가져 섬유화가 진행된 전형적인 석면폐증의 방사선학적 소견은 단지 20%에서만 관찰됩니다.
흉막 전체에 악성중피종이 발생하면서 폐전체를 감싸게 되면 폐용적이 감소하여 악성중피종이 발생한 쪽으로 종격동의 장기들이 딸려가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말기에는 심낭막으로 퍼져 심장 음영(heart shadow)이 증가할 수 있고, 이외에도 종괴가 관찰되거나 갈비뼈 손상 소견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전산화단층촬영(CT)의 경우 악성중피종의 흉벽, 갈비뼈, 종격동의 구조물로의 침범 여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전산화단층촬영(CT) 상 정상적으로 보여야 하는 종격동 지방조직이 종양 주위에서 관찰되지 않거나 종양이 침범한 것이 확실하게 보이는 경우, 종격동 구조물의 50% 이상을 종양이 감싸고 있는 경우 등은 악성중피종이 종격동으로 침범했음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 악성중피종의 전산화단층촬영 소견: 좌측폐를 싸고 있는 흉막이 두꺼워져 있는 소견입니다 ]
자기공명영상(MRI)의 경우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서 악성중피종의 범위를 더 잘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일부 임상의사들은 전산화단층촬영(CT)에 추가로 시행하는 것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의 관상면(coronal image) 영상은 악성중피종이 횡격막을 뚫고 복강 안으로 침범하였는지를 확인하는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전산화단층촬영(CT)의 경우도 관상면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두 검사는 악성중피종의 흉곽 외 전이를 확인하는데 유용한 검사입니다. 특히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복합영상(PET-CT)이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비교할 때, 2-3기 환자에서 수술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데 더 정확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검사 모두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위양성(실제는 전이 없는데 전이가 있다고 나오는 경우)과 위음성(실제는 전이가 있는데 전이가 없다고 나오는 경우)이 꽤 나오기 때문에 이 결과를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 악성중피종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복합영상: 좌측 폐에 대한 악성중피종의 수술적 치료 후 우측 심장부에 연하여 악성중피종이 재발한 소견입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복합영상은 전이된 부위를 찾는데 유용합니다 ]
악성중피종 환자의 사체 부검 상 70%에서 종격동 림프절에 전이가 확인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가 악성중피종의 예후에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악성중피종의 병기 결정에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이의 확인을 위해서는 과거에는 수술적 검사로 종격동경을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초음파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종격동 림프절 조직 검사가 가능해져서 수술 없이도 간단히 내시경실에서 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 아래 가슴뼈 위쪽 경계를 따라 3-4cm 절개한 후 종격동경이라는 기구를 넣어 기도(trachea) 및 기관지(bronchus) 주위의 종격동 림프절을 직접 관찰하면서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직접 관찰하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가 높으나 전신 마취를 필요로 하는 수술적 검사입니다
초음파 기계가 달린 기관지내시경으로 기관지 안으로 들어간 뒤 종격동 림프절을 초음파로 찾고 작은 바늘로 기관지벽을 뚫고 들어가 조직 검사를 하는 방법으로 내시경실에서 국소마취 아래 간단히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종격동의 식도와 기관지 침범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각각 위내시경과 기관지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며, 뇌, 간, 부신, 뼈 전이를 보기 위해 각각의 부위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뇌의 경우 자기공명영상(Brain MRI) 또는 전산화단층촬영 (Brain CT)을 사용하며, 간, 부신의 경우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 필요할 수 있으며, 뼈의 경우 뼈 스캔(bone scan) 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사용합니다.
악성중피종은 매우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질환으로 오진되기 쉬우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조직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조직 검사를 위해서는 흉수천자, 흉막생검, 흉강경, 개흉술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검사는 흉수 천자입니다. 흉수 천자란 가느다란 바늘로 흉벽을 뚫고 흉막강 안으로 들어가 흉수를 얻어내는 검사로 다른 처치 없이 심지어 그냥 병실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렇게 얻은 환자의 흉수에 떠다니는 세포들을 모두 모아서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암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흉수 검사는 세포 검사이지, 조직 검사는 아닙니다.
다음으로 간단한 검사는 흉막 생검입니다. 이 역시 다른 처치 없이 병실에서 시행할 수 있으며, 생검을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바늘로 흉벽을 뚫고 흉막강 안으로 들어간 뒤 흉막 조직을 뜯어내는 검사입니다.
이렇게 흉수 천자나 흉막 생검은 시행 방법은 간편하나 종양 조직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얻는다고 해도 워낙 조직이 작아서 악성중피종인지 폐암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 어렵게 악성중피종을 진단한다 해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조직학적 아형까지 구별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수술적 생검은 전신 마취 하에 흉강경을 하는 방법과 이 검사가 여의치 않는 경우 개흉술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검사법 모두 직접 흉막의 종양을 관찰하면서 조직을 충분히 뜯어내게 되므로 높은 진단율을 보입니다. 프랑스에서 188명의 악성중피종 환자에서의 검사별 진단율을 비교하였는데, 흉수천자는 26%, 흉수 천자와 흉막 생검을 같이 시행한 경우도 39%인데 반해, 흉강경의 진단율은 98%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이런 수술적 생검은 전신 마취가 필요하므로 수술 관련 합병증이나 사망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생검의 경우 악성중피종의 병리학적 소견이 한 명의 환자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여러 부위에서 생검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경험이 많은 의사가 수술장이 아닌 내시경실에서 단순한 국소 마취 하에서 흉강경 시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를 내과적 흉강경 검사라고 합니다. 이는 수술적 검사에 비해 합병증이나 사망 사고가 매우 적은, 안전하면서도 진단율이 높은 검사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 검사를 시행 받은 환자의 10%에서는 조직 검사 부위의 흉벽에 악성중피종이 재발합니다. 이는 바늘이나 흉강경이 들어간 자리, 또는 개흉술 자리에 검사 도중 떨어져 나온 암세포가 달라붙어 있다가 나중에 그 부위에서 계속 자라나 종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직 검사 부위에 재발한 경우에는 그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재발은 줄이고자 조직 검사 부위에 예방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면역조직화학 검사는 세포나 조직 내 특정 항원(단백질, 다당류, 핵산 등)에 대한 특이 항체를 만들어서 이를 조직과 반응시키면 그 조직 내 특정 항원이 존재할 경우 항원-항체 반응이 생긴 것을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검사법입니다. 이 검사법은 악성중피종의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하지만 악성중피종에만 유일한 항원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에, 한 가지 항원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대개 여러 항원에 대해 동시에 검사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민감도(악성중피종을 가진 환자를 악성중피종이라고 진단할 확률)와 특이도(악성중피종이 아닌 환자를 아니라고 진단할 확률)가 모두 80% 이상 되는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유됩니다. 이러한 검사들은 상피세포모양, 육종모양, 또는 분화가 나쁜 중피종에 따라 다른 종류의 항원들이 검사됩니다.
판싸이토케라틴(Pancytokeratin) 염색은 대부분의 악성중피종에서 양성 소견을 보이므로 진단에 매우 유용합니다. 만약 이 염색에 음성인 경우 림프종, 흑색종(melanoma), 혈관육종, 상피세포모양 혈관내피종 등을 감별할 수 있는 추가적 염색이 필요합니다.
상피세포모양 중피종의 경우 칼레티닌(calretinin), CK5/6, WT1, D2-40 등이 사용됩니다. 가장 중요한 감별 진단 중 하나인 폐선암(lung adenocarcinoma)을 구별하기 위해서 MOC-31, BG8, CEA, B72.3, Ber-EP4, TTF-1, CD15 등이 같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폐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lung), 신장암이나 난소암 등의 흉막 전이 등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각각에 맞는 검사들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육종모양 또는 혼합형 중피종의 경우 육종과의 감별이 가장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악성중피종 진단에 가장 믿을 만한 면역조직화학 검사인 칼레티닌과 D2-40가 다른 육종에도 양성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싸이토케라틴(cytokeratin) 염색이 강하게 양성이면 악성중피종을 진단할 수 있으나, 부분적으로 약하게 양성인 경우라면 다른 육종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AE1/3, CAM5.2, CK7 등의 다양한 싸이토케라틴 검사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폐육종모양암(sarcomatoid carcinoma of lung)이나 육종모양 신장암의 흉막 전이에서도 싸이토케라틴 염색이 양성일 수 있으므로 이들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자 현미경 소견이 악성중피종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였으나 최근 면역조직화학 검사가 발전하면서 이를 대체하였습니다. 분화가 상대적으로 좋은 상피세포모양 중피종의 경우 전형적인 전자 현미경 소견이 있기 때문에 면역조직화학 검사 결과가 애매한 경우에는 아직도 가끔 사용되고 있습니다.
종양표지자란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물질들 중 혈액이나 조직, 배설물 등에서 확인되어 암의 진단이나 치료 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합니다. 아직까지 혈액 검사로 악성중피종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는 확립된 것은 없습니다. 대신 메조셀린(mesothelin)과 오스테오폰틴(osteopontin) 등이 유망한 종양표지자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메조셀린은 정상적인 중피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당단백질(糖蛋白質)의 중 하나이며, 혈청에서 관찰되는 SMRPs(Soluble mesothelin-related peptides)는 메조셀린의 쪼개진 펩타이드 조각이거나 메조셀린의 비정상적 변종으로 생각됩니다. SMRPs에 대한 연구에서 악성중피종 44명 중 37명(84%)의 환자의 혈청에서 증가되어 있었으며 반면에 다른 양성 또는 악성 폐질환이나 흉막질환환자 160명 중에서는 3명(2%)에서만 증가되어 있었습니다.
52명의 악성중피종 환자와 84명의 양성 흉막 질환 환자의 흉수에서 SMRPs를 측정하였을 때, 이 검사의 악성중피종 진단의 민감도는 67%였고 특이도는 98%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SMRP는 다른 악성 질환에 의한 흉수나 복수에서 상승할 수 있으며 특히 난소암과 췌장암에서 자주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SMRPs가 혈청, 흉수, 복수 등에서 상승하였다고 하여 악성중피종이라고 진단할 수 없으며, 꼭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을 하여야 합니다. 대신 SMRPs는 이미 악성중피종이 진단된 환자에서 종양에 대한 치료 중 치료 반응이나 재발 등의 추적 관찰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오스테오폰틴은 세포와 기질(matrix)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당단백질로서 몇몇 종류의 암에서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악성중피종 환자와 다른 석면 관련 양성 흉막질환을 가진 환자, 과거 석면에 대한 노출이 없던 사람들에서 혈청 오스테오폰틴을 비교한 연구에서 악성중피종 환자군에서의 오스테오폰틴 수치가 다른 두 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왔습니다. 또한 흉수에서의 오스테오폰틴 수치 역시 악성중피종 환자에서 높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스테오폰틴이 메조셀린보다는 악성중피종에 대한 진단적 정확도가 더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