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이란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을 가리킵니다. 난소암은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크게 상피성 난소암, 생식세포종양 그리고 성기삭 간질성 종양으로 구분됩니다. 난소암의 90% 이상은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며, 난소생식세포종양은 전체 난소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과는 구별됩니다.
난소생식세포종양이란 난소에서 난자를 만드는 세포(원시생식세포)에서 유래하는 종양이며, 악성도에 따라서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뉩니다. 악성 난소생식세포종양은 특징적으로 양쪽의 난소 중 어느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생식세포에서 유래한 종양이기 때문에 비교적 생식기의 발육이 활발한 젊은 연령이나 가임연령에서 많이 나타나며, 악성이라도 항암화학요법에 잘 치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난소의 생식세포는 원시 난포에 의해 싸여 있고 그렇지 않은 세포는 죽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식세포는 비정상적으로 계속 증식하게 되어 생식세포종양이 됩니다. 생식세포종양은 대부분 난소에서 발생하지만 종격동(양 폐 사이의 공간), 후복막 등에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종양의 발생 장소가 다양한 것은 난소가 생겨나는 태아기 때 난황주머니의 꼬리 쪽 끝으로부터 몸의 중앙선을 따라서 난소가 생길 예정인 배측 장간막으로 원시생식세포가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식세포종양은 이 경로에 있는 난소는 물론 생식선 이외의 중앙선 상의 어느 기관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유아기의 호발부위는 천미골이며, 소아기에는 천미골과 골반, 종격동, 후복막에서 발생하며, 사춘기 이후에는 대부분 난소에서 발생합니다.
[ 발생 3주 말의 배아 ]
사람의 세포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가 있고, 그 중 22쌍은 상염색체, 나머지는 XX 또는 XY의 성염색체입니다. 원시생식세포는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태아기에 생식선 밖에서 난소로 이동한 후, 사춘기에 첫 배란이 일어날 때까지 분열이 없는 휴지기 상태로 있습니다. 그 후 난소 주기에 따라 두 번의 감수분열을 하여, 절반의 염색체를 가진 정상 난자가 된 후에 배란됩니다.
[ 염색체의 1,2차 감수분열 ]
생식세포종양은 제1차 감수분열에 의해서 염색체의 반감이 이루어진 후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고 제2차 감수분열이 억제되어 발생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태생기 13주에 이미 제1차 감수분열이 시작되므로 그 이후에 이 종양이 발생합니다.
생식세포는 태생 초기에 원시생식세포에서 유래하여 난소로 이동합니다. 그러므로 생식세포종양도 이 이동경로를 따라 발생하는데, 발생 장소가 다양하므로 여러 종류의 종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난소생식세포종양, 그 중에서도 악성 난소생식세포종양에 대해서만 설명하겠습니다.
난소생식세포종양은 조직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습니다.
[ 악성 난소 배세포 종양의 분류와 그 종양표지 물질 ]
생식세포종양 중 분화되지 않아 특정 구조를 갖지 않는 세포를 미분화세포종이라고 합니다. 악성 생식세포종양의 30~40%를 차지하며, 미분화세포종의 75%가 10~30세 사이의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고, 임신과 관련된 난소암의 20~30%를 차지합니다. 육안적으로 직경은 5~15cm정도로 다양하고, 단단하며 매끈한 표면을 가집니다. 그리고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상 고형종괴로 보이면서 종괴 내에 섬유혈관중격이 있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약 75%가 진단 당시 전이가 없는 1기 종양으로 발견됩니다. 다른 생식세포종양과 달리 10~15%는 양측 난소에 발생하기 때문에, 만약 반대쪽 난소를 보존한다면 5~10%가 2년 내에 재발할 수 있습니다. 미분화세포종은 생식선 발육이 부진한 난소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5%는 비정상 생식선을 가진 여성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반대측 난소를 보존하다면 반드시 염색체검사를 시행하여 염색체에 이상이 생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미분화세포종의 전이는 림프관을 통한 전이가 가장 흔하지만, 혈관을 통한 전이도 나타나며 암세포나 암조직의 직접 탈락에 의한 전이도 가능합니다. 뼈 전이가 발생하면 대부분 아래 척추에서 발생하고, 폐, 간, 뇌, 종격동, 쇄골위림프절로의 전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성숙 기형종은 배아조직과 유사하고 미분화된 세포로 구성되면 미성숙 기형종이라고 합니다. 악성 생식세포종양 중 두 번째로 많은 암입니다. 미성숙 기형종의 약 50%가 10~20세 사이에 발생하며 폐경 이후에는 드뭅니다. 다른 생식세포종양과 함께 혼합 생식세포종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10%정도는 반대편 난소에 양성종양(대부분 유피낭)이 관찰됩니다. 육안적으로는 크고 고형이며, 매끈한 외면을 가지며 흔히 피막을 뚫고 주위에 붙어 있게 됩니다. 종양을 절단하면 주로 고형이지만, 때로 작은 낭성(물혹)병변이 보이기도 하고 괴사 및 출혈이 관찰되기도 하며 양성종양처럼 털, 지방, 연골 등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양측에서 관찰되는 경우는 5% 이하이며, 대부분은 한쪽 난소에 발생합니다. 양측성이 드물기 때문에 반대쪽 난소의 절개 및 생검은 필요하지 않으나, 복강 내의 의심스러운 병변이 있다면 반드시 생검을 실시해야 합니다. 미성숙 기형종은 미성숙 신경세포의 양에 따라서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눕니다. 이러한 조직학적 등급은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1기암의 치료에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전이는 복막에 가장 흔하고, 후복막이나 림프절 전이는 드뭅니다. 미성숙 기형종의 일부에서는 성숙 기형종처럼 복부의 엑스선촬영이나 초음파검사 상 석회화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물게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생성과 관련되어 가성 성조숙을 보이기도 합니다.
성숙 기형종, 일명 유피낭은 피부 부속기를 포함한 표피로 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숙 기형종의 12%는 양측 난소에 발생하며, 낭종 안은 피지와 머리카락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40세 이후 환자는 악성 여부를 반드시 감별해야 하지만 40세 이전에는 악성이 드뭅니다. 악성종양은 낭종 벽에 작은 결절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낭종의 내용물을 제거한 뒤에 낭벽을 세심하게 조사해야만 합니다. 가장 흔한 2차성 암은 편평세포암이며, 유피낭의 1%정도에서 발견됩니다. 다른 부위로 전이하는 방법은 직접 침윤, 림프절 전이, 낭종 파열로 인한 복막 전이입니다. 난소 주위조직을 침범하였다면 다른 부위의 상피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치료해야 합니다.
내배엽동 종양은 세 번째로 흔한 악성 생식세포종양으로, 원시적인 난황낭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난황낭 암종이라고도 합니다. 특징적으로 알파태아단백(AFP)을 분비하므로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평균 발생나이는 16~18세이며, 1/3은 초경 전에 발생합니다. 질, 자궁내막, 난소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복통이나 골반통이 가장 흔하고, 드물게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식선의 발생장애와 연관되기 때문에 초경 전 환자는 수술 전에 염색체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육안적으로는 종양의 표면은 평활하고 부드러우며 회색-갈색을 띠고 다양한 낭성 변화와 출혈, 괴사부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내배엽동 종양은 100% 한쪽 난소에서만 발생하므로 반대쪽 난소의 생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매우 드문 질환으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14세입니다. 배아암종에서는 에스트로겐호르몬이 분비되어 성조숙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로 인한 간헐적 질출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진단 당시 약 3분의 2에서 일측성으로 발견됩니다. 전형적으로 융모선자극호르몬(hCG)을 분비하고 75%에서 알파태아단백(AFP)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추적검사에 유용할 수 있습니다.
태반에 있는 융모는 영양배엽세포로 이루어진 막을 이르는 말이며, 융모암이란 영양배엽세포의 악성 변화로 인해 생기는 암입니다. 자궁근과 혈관에 빠른 속도로 침윤해 전신으로 전이가 일어나며, 대개 20세 이전에 발생합니다. 순수한 난소의 비임신성 융모암은 아주 드물며, 조직학적으로는 임신성 융모암이 난소에 전이된 형태를 취합니다. 특징적으로 융모선자극호르몬(hCG)이 검출되므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대개 진단 당시에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라서 예후가 나쁩니다.
매우 드문 질환으로 배아체(embryonic bodies)로 구성됩니다. 즉 초기 배아에 나타나는 3배엽인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구성된 조직형태를 보입니다. 초경 전에 발생하며 알파태아단백(AFP)와 융모선자극호르몬(hCG)의 상승으로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혼합 생식세포종은 생식세포종양이 2개 이상 함께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대개 30세 이전에 발생하며 평균 발생나이는 16세입니다. 가장 흔한 구성요소는 미분화세포종(80%), 내배엽동 종양(70%), 미성숙 기형종(53%), 융모암(20%), 다배아종(16%) 등이며, 가장 흔한 조합은 미분화세포종과 내배엽동 종양입니다. 조합에 따라 혈액 중 알파태아단백(AFP)와 융모선자극호르몬(hCG)의 분비가 다릅니다. 종양 내에 여러 생식세포종양이 혼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철저한 병리검사가 필요하나, 최근 항암화학요법의 발달로 이러한 구별의 중요성은 감소하였습니다.
<위 콘텐츠는 대한부인종양학회의 참여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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