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화학요법을 받을 때 환자는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암 치료 자체에 대한 불안감, 일상의 삶이 바뀌는 것의 낯섦, 그리고 항암제의 여러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실 항암화학요법을 시작하면 치료 스케줄에 따라 일과를 변경해야 하고, 약제의 부작용으로 일시적으로나마 건강 상태가 나빠져서 힘이 들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는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이 신체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겁이 너무 나서 자포자기하는 심정까지 들 정도라면 주위의 도움을 청하십시오. 가족이나 친구, 혹은 다른 환자, 종교인 등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걱정과 우울을 덜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십시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위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몸의 긴장을 풀어 편안하게 하면 불안한 마음도 줄어듭니다.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헐렁한 옷을 입고 가능하면 조용한 곳에서 편한 자세로(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지 말고) 특정 사물을 계속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평화로운 장면을 생각하며 1~2분 동안 호흡에 집중합니다.
먼저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숨쉴 때 어느 부분의 근육을 긴장시킵니다. 예컨대 눈을 꼭 감거나, 찡그리거나, 이를 악물거나, 팔이나 다리에 힘을 주는 것입니다. 숨을 멈추고 1~2초 동안 근육에 힘을 꽉 주었다가 숨을 내쉬면서 푸십시오. 몸의 힘이 빠지면서 긴장 또한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의 걱정이나 통증 또는 다른 불편함이 있을 때 텔레비전을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기분 전환 방식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는 뜨개질, 모형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 손으로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책에 몰입하는 것도 잠시 근심을 잊는 좋은 방법입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환자와 같이 있어 주십시오. 그러면 환자는 ‘이 사람에게 나는 의미 있는 존재로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환자의 상황과 감정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그의 생각과 기분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지 않고 이해하는 ‘공감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노파심에서 덧붙인다면, 암은 전염되는 병이 아니므로 환자와 늘 함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 또한 옆 사람에게 옮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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