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는 정말 효과적인가요?
작성자 | 오경희 | 작성일 | 2023.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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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암 |
요즘 중입자치료가 암치료의 혁신이라고 하던데, 정말 치료효과가 좋나요? 모든 암에 치료효과가 있나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해 중입자치료가 효과적인가?
최근 일부 언론의 중입자치료 관련 보도로 인해 ‘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거나 ‘중입자의 생물학적 효과는 엑스선(X-선)이나 양성자에 2~3배 정도 우수’와 같은 주장들이 확산되고 있어, 암환자들은 기존의 방사선치료와 새로운 중입자치료 사이에서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1) 수술, 2) 항암화학요법, 3) 방사선치료로 구분됩니다.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으로 암 덩어리에 충격을 주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 방법이고, 과거에는 엑스선치료가 널리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입자(粒子)를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양성자치료와 중입자치료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입니다. 양성자는 암세포를 파괴할 때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은 뒤 에너지가 급격하게 소실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브래그 피크(Bragg peak)’ 라 부릅니다. 양성자치료는 이러한 브래드 피크를 가지고 있어 정상조직을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커다란 장점을 가집니다. 따라서 양성자치료는 방사선치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성장지연, 기능장애, 이차암 발생 등을 피할 수 있고, 이러한 이유로 수십 년 이상 생존해야 하는 소아청소년 암 치료에 있어 그 가치가 매우 큽니다. 양성자치료기는 국내에서 최초로 국립암센터에 도입되었고, 삼성서울병원이 나중에 도입하여 국내에 두 대가 있습니다.
반면 중입자치료는 양성자 6개와 중성자 6개로 이루어진 탄소핵을 이용하는 치료법입니다. 국내에서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최초로 도입하고 있으나 아직 치료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중입자는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사멸 효과가 엑스선이나 양성자보다 2~3배 높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일반 국민들은 중입자 치료가 암 치료 효과도 2~3배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탄소핵의 양성자는 (기존 양성자치료에서의 양성자처럼) 브래그 피크를 가지고 있어 정상조직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중성자는 브래그 피크가 없어 정상세포를 부분적으로 파괴합니다. 따라서 중입자치료는 정상조직의 보호 효과가 양성자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입자치료의 암세포사멸효과는 양성자치료에 비해 2~3배 높지만, 정상세포에 대해서도 비례하여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제로 환자에게 조사되는 선량은 X선 대비 동등유효선량으로 환산하여 공통 선량단위를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용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 중입자치료는 일부 고형암(불량한 예후가 예상되는 악성 뇌종양, 뇌기저부 및 천골에 발생하는 육종 및 척색종, 일부 폐암, 간암, 두경부암 등)에서 시도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중입자치료는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신의료기술로서 인정을 받았으나, 의학적 근거의 부족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급여 대상이 아닌 비급여로 치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국내 중입자치료 본인부담금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으나,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환자 본인부담이 대략 4~5천만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치료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인정되면 언젠가는 중입자치료도 요양급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엑스선 및 양성자치료는 대부분의 고형암에서 보험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환자 본인부담금이 불과 50~100만 원정도인 것을 고려한다면, 중입자치료는 환자 및 환자 가족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가지 치료법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한 치료법인지 알고자 한다면, 동일한 환자군을 둘로 무작위로 나누어 생존율과 부작용에 대해 비교하는 임상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입자(重粒子)치료를 기존의 엑스선치료나 양성자(陽性子)치료와 직접적으로 비교한 임상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에, 어떤 치료법이 더 우수한 지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국민들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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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탄소 이온은 6개의 양성자와 6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핵과 궤도전자로 이루어진 것은 맞으나, 양성자와 중성자가 따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탄소 이온 그 자체로써 에너지전달 기전을 형성하며, 양성자 치료에 비해 더 좁은 브래그피크, 더 높은 선에너지전달 능력 및 더 높은 상대생물학적효과비를 가지므로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탄소이온의 중성자가 정상조직에 악영향을 준다는 잘못된 내용은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오개념이었군요. 저도 읽다가 오잉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