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뉩니다. 이중 악성 결절들을 갑상선암이라고 합니다. 갑상선암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5-10%정도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됩니다.
갑상선암은 기원이 된 세포의 종류나 세포의 성숙 정도에 따라 분류됩니다. 기원 세포의 종류에 따라 나누면, 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과 여포암, 저분화암 및 미분화암(역형성암), 여포세포 이외의 세포에서 기원하는 수질암과 림프종, 그리고 전이성 암 등이 있습니다. ‘여포’란 소포라고도 하는 것으로, 동물의 내분비 샘 조직에서 다수의 세포가 모여 이루어진 주머니 모양의 구조물입니다. 난소나 갑상선, 뇌하수체 중간엽 등에서 비슷한 조직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세포의 구조와 기능이 특수화하고 성숙한 정도를 ‘분화도’라 하는데, 현미경으로 암세포들을 관찰하면 성숙 즉 분화가 비교적 잘 된 것은 정상 세포를 많이 닮았고, 분화가 안 된 것은 정상 세포보다 미성숙한 형태를 보입니다. 이 둘의 중간 단계인 암도 있습니다. 분화암과 미분화암을 구분하는 것은 분화도에 따라 특성이 달라서 치료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미분화암은 분화암에 비해 분열 속도나 퍼져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분화 갑상선암에 비해 암세포의 분화 상태가 나쁘며 예후 역시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드문 암입니다. 분화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역분화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분화암과 분화암이 같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며 갑상선 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분화의 방향이 역전되어 생기는 것으로, 발병 시기도 분화암보다 약 20년정도 늦어 60대 이후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미분화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진단이 되었을 때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며, 방사성요오드 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에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예후가 매우 나쁘고, 진단받은 후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상선 수질(속질)에 생기는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며 서양에 비해 동양, 특히 한국에서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몸속의 칼슘 양을 조절하는 칼시토닌(calcitonin)이란 호르몬을 분비하는 C세포(부여포세포(parafollicular C cell): 여포세포 옆에 붙어 있는 세포로, 비여포세포(여포 세포가 아닌 세포) 중 하나))에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수질암에서 칼시토닌의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혈액 내 칼시토닌 양의 측정은 수질암을 진단하거나 치료 후 재발을 발견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수질암의 또 다른 특징은, 일부 환자에겐 이 암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된 ‘RET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에 의해 발병한다는 점입니다(oncogene이 ‘암유전자’이니 proto-oncogene은 쉽게 말해 ‘암의 원유전자’라 하겠습니다). 이럴 경우 부갑상선이나 뇌하수체, 부신 등 다른 내분비 기관의 이상이 동반됩니다. 따라서 갑상선 수질암 환자에게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RET 원종양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하고, 가족성 수질암으로 판명될 경우엔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조기 발견 및 예방적 수술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드물긴 하지만 갑상선에도 림프종이 발생하는 수가 있습니다. 주로 B세포(림프구 중 항체를 생산하는 골수 림프 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림프종으로,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오랫동안 앓아온 환자의 갑상선이 갑자기 커졌을 경우에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림프종은 일반적인 악성 림프종에 준하여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갑상선 림프종의 기본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 치료입니다. 갑상선에 생기는 림프종은 미세침흡인세포검사나 조직검사를 통한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후 조직병리검사 결과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임상적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밖에, 다른 암종이 갑상선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드물게나마 있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유방암의 갑상선 전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폐암이나 신장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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