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희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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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관리사업이나 국가암정보센터의 지원을 통해 도움을 받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좋은 소식은 나눌수록 희망이 커집니다.
제목 재가암환자지원 대상(김철회)

재가암환자지원부문 대상

 

암을 친구삼아 찾은 행복

 

 

처음으로 투병수기를 쓰려니 쑥스러운 마음에 망설였지만,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과

오늘도 암세포와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싸우고 계신 환우 분들이 제 경험을 나누며 용기와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아내와 수년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농촌의 영농후계자 입니다. 농사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수입은 적고 아이들은 커가고 생활비도 부족하여 고민 끝에 농사일을 접고 아내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 저는 막노동을 시작했습니다. 한 반년쯤 열심히 일을 하던 중 소화도 잘 안되고 왠지 쉽게 피로감을 느껴, 일이 힘들어 그런 줄 알고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소화제도 계속 복용하면서 증상도 호전되었습니다. 때마침 겨울이 되어 노동판 일도 없어 쉬고 있으니 예전처럼 몸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겨울을 지내고 다시 노동일을 하게 되었을 때, 예전보다 더 자주 피곤하며 소화가 안 되어 병원진료를 받아봐야겠다며 아내와 얘기하던 중, 무심히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무료건강검진 통지서가 생각나 다음날 건강관리협회를 찾아가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1차 검사결과 위에 계란만한 크기의 종양이 발견되어, 2차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일주일 후 2차 조직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아내만이 진료실로 들어가 설명을 듣고 전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진료실에서 나오는 아내 손을 꽉 잡고

“암이면 어떻게 하지?”했더니, 대답대신 아내는 충혈된 눈으로 눈물만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암이다. 죽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꽉 막혀 숨쉬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온 몸이 늘어지고 맥이 빠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그렇게 보내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심함에 그동안 고생만 시킨 아내와 아이들과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때가 2006년 3월 19일, 왕성하게 일할 나이인 44세 남자의 암 선고 날 이었습니다.


 2006년 4월 19일 병원에서 위암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담당하신 교수님께서는 위암이 3기를 넘어 4기라며, 다른 장기로 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한 달 이내로 항암주사를 맞아야한다고 하시는데 어찌해야 할지 무척 고민이 되었습니다. 현재 가정형편으론 너무나 부담스런 수술비와 치료비로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다른 환자로부터 중증카드가 있는 암환자는 치료비의 10%만 부담하면 된다며 얼른 등록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즉시 등록하여 암과 관련한 모든 치료비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기 전 건강보험료를 낼 땐, 언제 병원 갈일이 있다고 매월 이렇게 세금을 내야하나하며 아까운 생각에 투덜거릴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죽음의 문턱에서 나와 내 가정을 지켜줄 국가의 복지정책이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겐 구세주와도 같았습니다.


 퇴원 후 4주 간격으로 항암주사를 맞았습니다. 3회째 항암주사를 맞고 나서 암세포가 후 복막강 림프절과 간 전체에 전이 되었고, 항암수치도 190이라며 계속 항암주사를 맞을 거냐고 물으시더군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른 치료를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제겐 고식적인 항암치료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고식적인 항암치료란 말기 암으로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에,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하여 시술하는 요법입니다.

 저는 그 이후로 항암제를 포함하여 21일 간격으로 12회 더 맞았는데, 치료 중에 온몸의 솜털까지 다 빠지고 뼈만 앙상한 몰골로 변해야 했고, 운동 삼아 산책이라도 나서면 체력의 한계로 걸을 수 없어 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습니다. 아내라도 곁에 있어 챙겨주면 좋으련만 아내는 생활비로 일을 다녀야 했기에,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하는 처지였고, 마음까지 우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보건소에서 암 치료비지원에 대한 안내를 받고 병원비 영수증을 챙겨 수차례 걸쳐 300만원이라는 큰돈을 지원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치료받는 기간에 항암제로 인한 고통스런 여러 증상들을 관리해주고 상담도 해주어, 제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암 환우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서로간의 투병체험을 나누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들은 투병생활 하는데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주었고, 상세한 설명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만난 위암환자와 가끔씩 연락도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챙겨줍니다. 

 요즘은 간의 암세포도 없어지고 계속 자라던‘후 복막강 림프절 종양’도 작아져 3개월에 한번씩 진료를 받고 있으며, 매일 1시간정도 걷는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을 되찾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 모든 과정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항상 웃으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보건소 선생님과, 방문간호사님 여러분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암을 이기려면 암과 친구하며 놀아주라.’는 어느 분의 말씀처럼, 두려움을 이기고 암을 친구삼아 주어진 생명을 소중히 지키며, 오늘도 열심히 투병중인 모든 암 환우와 가족을 위한 희망의 기도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종 수정일 : 2011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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