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희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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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관리사업이나 국가암정보센터의 지원을 통해 도움을 받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좋은 소식은 나눌수록 희망이 커집니다.
제목 재가암환자지원 우수상(권원호)

재가암환자지원부문 우수상

 

암!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

 

 

‘암’이라는 말이 주는 서걱거림은 27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합니다. 정확히 1978년 5월 30일, 암이라는 말조차 낯선 그 때 제 나이 마흔 넷의 불혹, 그야말로 한 점 의혹됨이 없을 삶의 가운데에서, 벼랑 끝과 같은 ‘방광암’이라는 진단명을 얻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방광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 요루 주머니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증상은 혈뇨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수술 받기 1년여 전부터 이었지요. 혈뇨 증세가 심해져 비뇨기과에 X-ray촬영을 하고, 혹이 있다고 하여 정밀검사 한 결과, 방광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부산대학병원에서 방광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후 말도 못 할 불편한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내의며 이불을 수시로 적셨고, 요루 주머니 착용이 미흡해서 피부에 제대로 부착하기가 힘들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피부에 이상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한창 크는 아이들이 있던 지라 불편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그것이려니와 ‘방광암이 별 것이냐.’하는 자존심이 자리보전하게 내버려 두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수술 후 2년여 남짓한 시간 직장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일이 은행업무인지라 잦은 출장과 교육으로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혹여나 실수라도 할까 남의 집에 가서는 하룻밤도 잠을 청하지 못했지요.


 다행히 수술 후 약이나 주사 등의 향후 치료 없이 지낼 수 있었기에, 일을 쉬면서도 방광염 관련 환자들의 모임이나 다른 소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살았습니다. 십여 년 동안 요루 주머니의 품질도 나아지고 요령도 생겨 마음 놓고 외출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또, 자타공인 낙천적인 성격으로 불편해진 몸에 따라붙기 쉽다는 우울한 생각은 근처도 오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생각이 얼마나 삶에 좋은 변화를 주는지 몸소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2006년 스스로 암으로부터 이겨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에 익숙해 질 즈음이었습니다. 병원 재검 결과 ‘직장암 2기’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직장에 문제가 있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직장조직을 떼어냄과 동시에 배변을 위해 대장의 일부도 함께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오는 불편함은, 방광 수술했을 때에 비하면 오히려 사치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그 시기는 ‘불편함’보다는 ‘비참함’그 자체였습니다. 건강에는 자신 아닌 자신을 하며 살았던 터라 왜 한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인정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제는 건강생활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장 식습관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름기와 밀가루 음식을 제한하는 식이조절이 필요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먹었다하면, 그런 날은 설사가 쉴 틈 없이 계속되어, 잠들기를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항암 주사를 끊고 항암제를 복용하면서 2개월에 한번씩 통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가까운 거리를 한 시간 가량의 걷기운동을 실천중입니다.

 암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제 나름대로의 암 극복에 대한 요령이 있다고 한다면, 의사 처방에 대해 철저히 이행하고 지켰으며, 무엇보다 여러 가지 난무한 지식들을 끌어 모으는 대신 긍정적인 사고와 확실한 의지로 운동생활을 실천했다는 것입니다.

  

 2005년 보건소에서 재가암관리사업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혈압 체크, 당뇨 검사 뿐 만 아니라 영양캔, 요루 주머니 등의 의료 보장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해운대 보건소에서 있었던 ‘암 환자를 위한 약선 요리’강좌는 너무나 유익했습니다. 평소 인위적이지 않고 전통적인 치료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더더욱 공감하고 배울 부분이 많았습니다. 사견을 덧붙이자면, 이런 교육은 지금의 저희 세대 뿐 만 아니라 후세대에게 더더욱 강조되어져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환경 호르몬이니 뭐니 점점 나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니 말입니다.


 건강할 때는 이런 사업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런 것 하나하나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해운대 관 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기에, 보장구 지원을 받고 있는 환자입장으로 조금은 불안합니다. 아무쪼록 이런 보건 사업이 더욱 활성화 되어서, 저처럼 투병 중인 분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종 수정일 : 2011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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